′KAL+OZ′시너지 극대화하려면…메가캐리어 탄생 후 시나리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크루터 댓글 0건 조회 7,542회 작성일 20-11-16 09:56 기사작성일 :본문
(인천공항=뉴스1) 정진욱 기자. 2020.9.11/뉴스1
"항공업계의 세계적인 흐름이 규모의 경제 확보를 위한 몸집 키우기로 향하고 있다."
대한항공(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항공업계는 초유의 위기를 맞이한 글로벌 항공업황을 감안할 때 규모의 경제 확보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대한항공 (23,950원 상승650 -2.6%)과 아시아나항공 (4,290원 상승310 7.8%)이 한 지붕 두 가족이 될 경우 양사 간 노선 조정으로 LCC(저비용항공사)들의 사업영역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데엔 이견은 없는 분위기다.
13일 관가와 IB(투자은행)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채권단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채권단 핵심인 KDB산업은행이 대한항공 지주사 한진칼 (77,800원 상승7000 -8.2%)에 유상증자 참여 형태로 자금을 지원하고 한진칼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항공사 간 합종연횡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심지어 유럽에서는 다른 나라 간 국책항공사끼리 묶이는 경우도 빈번하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경영학)는 "세계 항공업계는 이제 내셔널 프레스티지(국위)까지 모두 내려놓고 생존을 위해 골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진칼이 아닌 대한항공이 인수주체가 될 수도 있다. 한진칼이 다시 대한항공에 자금을 지원하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 자회사로 두는 방식이다. 다만 이 경우 양사가 속해있는 항공동맹(대한항공-스카이팀, 아시아나항공-스타얼라이언스)이 달라 이에 대한 조정이 가능할지 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부채가 1년 내 상환해야 할 분량만 4조7979억원에 달하는 등 재무구조가 취약하다. 지난 2분기 기준 자본잠식률은 56.3% 수준이다. 대한항공 역시 화물운송을 통해 가까스로 적자를 면할 뿐 코로나19(COVID-19)에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아시아나를 자회사로 두고 직접 부채를 떠안을 경우 부담이 클 수 있다.
메가캐리어가 대세..노선 정리로 시너지 극대화
국내에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양강 구도가 고착화되면서 생소하지만, 유럽과 미국 등 대형 항공시장에서는 이미 대형 항공사 간 합병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미 지난 2004년 네덜란드 국책항공사 KLM이 프랑스 국책항공사 에어프랑스에 인수돼 에어프랑스-KLM 지주사가 탄생했다. 183개 도시에 취항하는 매머드급 항공사다.
또 오스트리아항공은 2009년 독일 루프트한자 산하로 들어갔다. 같은 해에 또 스페인 국영 이베리아항공은 영국의 브리티시에어와 합병의 승부수를 던졌다. 미국은 이런 추세가 더 명확하다. 노스웨스트, 콘티넨탈 등 대형 항공사들이 모두 델타에 흡수됐다. M&A(인수합병)를 통한 메가캐리어가 대세라는 의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장거리 노선이 겹치면서 출혈 가격경쟁이 벌어져 왔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중장거리와 중단거리로 역할을 분담하면서 효율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중장거리에 집중하고 아시아나항공이 중단거리에 집중하는 방식을 취해 거의 덤핑처럼 이뤄지고 있는 가격경쟁을 줄이면 양사 재무구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인수 최종 성사를 가정할 때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노사의 화합을 꼽는다. 국책항공사 부침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JAL(일본항공)은 낙하산 경영과 극심한 노사 갈등으로 1조원 이상의 적자를 내고 상장폐지에까지 이르렀다. 이후 적자노선에 대한 뼈를깎는 구조조정과 퇴직연금 삭감 등 극약처방을 통해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코로나에 초대형 경쟁자 등장에 LCC 날벼락?
양사 합병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지만, 중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LCC들에는 양사의 합병이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아시아나가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한다면 말 그대로 초대형 경쟁자를 만나는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규모와 수준이 대형항공사에 육박하고 있는 제주항공 등의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LCC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그야말로 치명적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여파가 걷힌 후 눌려있던 여행 및 출장수요 회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요원하다. 제주항공은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8월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을 수혈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동도 유증을 통해 급한 불 끄기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한편 이번 인수가 본격 추진된다 하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양사 인수합병을 독과점 위반으로 판정할지 여부는 여전히 남아있는 변수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분쟁을 벌이고 있는 KCGI(강성부펀드) 등 이른바 조현아 3자연합이 KDB산업은행에 대해 분쟁 상대방(조원태 회장)의 불법적 우호세력 확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점도 불안요소다.
우경희cheerup@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